VPL-VW80은 작년 11월에 발매한 소니의 프리미엄급 SXRD 프로젝터다.

지난 2006년 1월 처음 선보인 VPL-VW100 이후 소니의 프리미엄급 SXRD 프로젝터의 라인업은 고급기능과 화려한 스펙을 앞세워 VPL-VW80까지 진화해 왔다. 하지만 첫 작품이었던 VPL-VW100은 다소 오버 스러울 정 도의 스펙과 기능으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나 성능, SXRD 패널에 대한 불신 등 여러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번 DP에서 소개했던 보급형 SXRD 프로젝터인 VPL-HW10을 기점으로 소니의 SXRD 제품 군에 많은 AV 애호가들이 관심을 보내기 시작했다. VPL-HW10의 인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으며 LCD, DLP로 이분 화되던 프로젝터시장에 SXRD의 거센 도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하게 되는 VPL-VW80은 동생뻘 인 VPL-HW10이 다져놓은 SXRD 프로젝터의 성공을 이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을까? 환율의 고공행진 속에 국내 시장에 조금 늦 게 데뷔한 VPL- VW80에 대해 살펴보자.

　

디자인 & 인터페이스

VW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발전시킨 VPL-VW80의 외관
　

VPL-VW80(이하 'VW80')의 디자인은 VW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세련되게 발전시킨 모습이다. HW10과 마찬가지로 블랙색상을 사용하여 프리미엄급 제품답게 중후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 반적인 프로젝터 의 크기를 압도하는 거대한 위용은 과거 3관식 프로젝터에서나 느낄수 있었던 포스마저 느껴지게 한다.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곡선과 직선미를 잘 조화시켜 HW10에서 느껴지던 강인한 남성미와 부드러운 여성 미를 느낄 수 있다. 마감은 하이그로시 마감을 사용하여 세련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거대한 덩치는 설치에 조금 부담을 느 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덩치를 가졌지만 직선과 곡선을 조화시킨 세련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
　

VW80의 전면부. 덩치만큼이나 큼직한 렌즈가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전면에서도 곡선미를 살린 디자인은 VW 시리즈의 그 것과 유사하다. 렌즈의 포커싱과 줌은 전동이라 초점링이나 렌즈 시프트레버가 없어 깔끔하다. 홈시어터 프로젝터 답게 최대 줌 설정시 투사 거리가 매 우 짧다. 1.6배 줌 렌즈를 탑재하여 100인치의 영상을 투사할 경우 3미터 정도의 거리 만 확보하면 된다. 렌즈 시프트는 상하 각 65%, 좌우 각 25%로 설치의 편의성을 높였다.
　

좌측에는 각종 입력단자와 전원 연결부가 위치한다. 또한 각종 조작을 위한 버튼과 메뉴 호출 버튼, 전원 버튼도 이곳에 밀 집해 있다. 입력 인터페이스는 HW10의 그것과 동일하다. 프리미엄급 제품답게 HDMI 단자의 개수를 1~2개 정도 더 늘렸으면 어 땠을까 하는 아쉬 움이 있다.
　

VW80의 리모컨. 본체의 색상과 같은 블랙색상이다. 주요 조작버튼을 제공하여 메뉴를 호출할 필요없이 쉬운 조작이 가능하 다. 또 한 파란색 백라이트를 제공하여 어두운 곳에서도 식별이 용이하다.
　

VW80의 메뉴 인터페이스는 HW10의 그것과 유사하다. 메뉴는 모두 7개의 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구성은 위의 사진과 같다. 메뉴에 한글을 지원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HW10과 다른 부부분이 있다면 필름 영사 와 모션 인핸서 기 능이 추가되었다. HW10과 마찬가지로 고급 화상 메뉴의 RCP(Real Color Processing) 기능도 지원한다.
　

VPL-VW80 무엇이 달라졌나?

VW80은 프리미엄급 제품답게 하위기종인 HW10과 차별화된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먼저 120Hz 프레임 레이트에 대응하는 SXRD 패널을 탑재하여 잔상이 적은 영상을 구현한다. 또한 HW10에 탑재된 SXRD 패널 보다 화소의 간 격이 0.25μm로 좁아져 더욱 매끄러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HW10의 화소 간격은 0.35μm). 또한 2.5ms라는 고속의 응답속도를 제공 하여 LCD, DLP 보다 부드러운 영상의 감상이 가능한 것도 SXRD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결 국 이것은 2.5ms의 빠른 응답속도와 120Hz 지원이 만나 잔상을 느끼기 어려운 진정한 고정밀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VW80에는 화소 간격이 0.25μm로 좁아졌고 2.5ms의 응답속도와 120Hz를 지원하는 SXRD 패널 이 사용되었다
　

실제 스크린 바로 앞에서 찍어본 사진. 격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VW80에는 HW10에는 지원하지 않던 모션 플로우 기능을 지원한다. 이것은 빠른 움직임의 영상에서 잔상을 줄여 매끄러운 영상을 표현하기 위한 기능이다. 모션 플로우 기능은 빠른 움직임의 동영상에 다크 프레임을 삽입하 여 잔상을 줄 여주는 '모션 인핸서'와 필름 영화의 느낌으로 투사하는 '필름 영사'의 두 가지 기능을 말한다.

다만 모션 인핸서의 경우 그 효과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반면 필름 영사 기능의 완성도는 아직 부족한 느낌이었 다. 아래 스크린 샷은 <스파이더 맨 3 >의 한 장면으로 가로로 스크롤 되는 장면인데 모션 인핸서를 켰을 경우 잔 상효과가 확실 히 줄어드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마찬가지로 가로 및 세로로 스크롤 되는 장면에서 모션 인핸서는 움직임을 자연스럽 게 만들어주었다.
　

빠른 움직임의 동영상에 다크 프레임을 삽입하여 잔상을 줄여주는 모션 플로우 기능
　

가로 및 세로로 스크롤 되는 장면에서 모션 인핸서의 효과는 크게 느껴졌다
　

VW80은 HW10과 마찬가지로 어드밴스드 아이리스2를 통해 스펙상 최대 60,000:1의 압도적인 콘트라스트비를 구현하고 있다. VW80은 SXRD 패널과 어드밴스드 아이리스2 기능에 더해 광학 유닛 내의 빛누축을 효과적 으로 줄일 수 있는 '특 수 필터와 광학 보상판'을 더해 더욱 높은 콘트라스트 비를 구현한 다.

아이리스 기능의 경우 최근 나오는 대부분의 프로젝터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큼 그 효과는 충분히 검증되 었다. 다만 밝은 영상과 어두운 영상의 교차가 빈번한 영상에서는 울렁증을 유발하여 일부 사용자는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높 은 콘트라스 트 비를 구현하는데에는 확실한 효과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VW80에 사용된 어드밴스드 아이리스2용 조리개
　

VW80에는 브라비아 엔진2가 탑재되어 있다. 브라비아 엔진은 이미 여러차례 개선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소니 의 영상엔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소니의 모든 디스플레이 제품군은 브라비아 엔진을 통 해 더욱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노이즈 억제, 샤프한 영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VW80 역시 브라비아 엔진2를 통해 만족스러운 영상을 보여주고 있 다.
　

VW80에는 ARC-F(All range Crisp Focus Lens) 렌즈를 탑재하여 선명한 영상을 투사한다. VW80에는 대구경 1.6배 줌렌즈가 탑재하여 중앙부는 물론 주변부까지 또렷한 포커싱을 보여주며 알루미늄 재질의 경통에 유리렌즈 를 사용하고 모든 렌 즈에 반사 방지 코팅을 통해 해상력과 묘사력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전동 줌, 전동 포커싱, 전동 렌즈 시프트 기능 은 VW 시리즈에만 허락된 고급 기능으 로 설치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VW80에 사용된 대구경 1.6배 ARC-F 렌즈. 전동 줌과 전동 포커스, 전동 렌즈 시프트를 지원한다
　

VW80에는 200W의 고압 수은 램프(UHP, Ultra High Performance)를 탑재했는데 램프는 HW10과 동일한 것을 사용한다. 소니 고유의 독자적인 광학 엔진을 통해 빛의 효율의 높였으며 흰색이나 빨강색 등 의 표현력을 향 상시켜 색재현력을 높였다. 비록 상위 기종인 VPL-VW200에 사용된 퓨어 제논(Pure Xenon) 램프에는 못미치겠지만 색재현성을 거의 유사한 수준으 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VW80에 사용되는 200W의 UHP 램프. HW10과 동일한 램프를 사용한다
　

VW80은 20dB이라는 초정숙성을 제공한다. HW10도 22dB의 정숙성을 보여주었지만 VW80은 더욱 조용하다. 덩치는 거대하지만 세트 냉각 방식의 에어 플로우 시스템을 도입하여 소음과 진동에 최적화 되었으며 램프 의 냉각에 도 효과적이다. 이제 더 이상 조용한 프로젝터가 필요없을 정도의 20dB의 소음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 다.
　

덩치는 크지만 효과적인 에어플로우 시스템을 도입하여 소음과 진동, 램프 냉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훌륭한 화질!

그렇다면 이토록 많은 기능을 탑재한 VW80의 화질은 어떨까? 첫 인상은 HW10과 유사했다. 하지만 더욱 높은 콘트라스트를 바탕으로 한 임팩트 있는 영상이 인상적이었으며 화사한 색상 과 묵직한 블랙은 VW 시리즈 의 품격에 걸맞는 영상이었다. 이전 VW 시리즈의 부진한 모습을 한방에 해소해주는 느낌이다. HW10도 훌륭한 영상을 보여주었지만 VW80은 '한수 위'라는 것이 무엇인 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암부의 디테일은 매우 훌륭하여 계조가 무너지거나 뭉치는 현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래의 스크린샷은 < 007 카지노로얄>의 한 장면으로 암부의 디테일을 살펴보기 좋은 장면이다. 스크린샷에서는 암부가 뭉쳐보이지만 실제 영 상은 모 든 디테일이 한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사실 아래와 같은 장면을 더욱 많이 소개하고 싶었지만 디지 털카메라로 촬영하는 스크린샷은 한계 가 있어 1/10 이하로 떨어지는 어두운 장면은 스크린샷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라 제대로 잡 아내기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
　

암부의 디테일의 표현력은 매우 훌륭하다.
　

깊이 내려가는 블랙과 제대로 된 흰색의 대비는 영상을 더욱 임팩트 있게 만들어준다.
　

암부의 표현력 만큼이나 명부의 표현력도 수준급이다. 너무 과도하지 않게 적절하게 밝기를 조절하면서 도 소 위 쨍한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색상 표현력은 HW10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지만 더욱 좁아진 화소 간격 탓인지 더욱 농밀한 색감을 보 여준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찰지다'라는 단어가 언뜻 떠오른다. 포커싱도 좋다. 전동 포커싱에 대해 불신을 갖 고 있는 소비자도 적지 않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전동 포커싱을 통해서도 수동으로 맞춘 것 같은 선예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명부의 표현력도 좋다. 밝기가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쨍한 영상을 보여준다.
　

색상은 HW10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더욱 농밀하다.
　

포커싱도 좋은편 이다. 전동포커싱에 대한 불신은 이제 날려 버려도 될듯.
　

HW10에서 우려되었던 녹색기도 찾아볼 수 없다.
　

스크롤이 빠른 게임에서 모션 인핸서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총평] 소니 HW10의 성공이후 SXRD 패널을 사용한 프로젝터가 주목받고 있다. 흠잡을데 별로 없는 HW10의 영상에 완성도를 더욱 높인 VW80은 가히 프리미엄 프로젝터로 부르기에 손색 이 없다. 하지만 이 제품은 엄청만 스펙과 기능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입문자나 일반인 소비자를 위한 제품은 분명 아니다. 모 든 사람들이 플래그십을 쓸 수 있다면 그것을 플래그십이라 부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까?

하지만 확실한 것은 HW10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위기종의 발전은 곧 하위기종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 치며 또한 가격하락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지금은 엔이나 달러나 모두 고공행 진을 하여 조금은 불리 한 상황에서 데뷔한 VW80이지만 HW10과 함께 그동안 저평가 받던 SXRD의 성능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줄 수 있는 연타석 홈런이라고 할 수 있겠다. HW10이 SXRD에 대한 편견을 깨는 돌파구 같은 제품이었다면 VW80은 AV 애호 가들의 뇌리에 SXRD 프로젝터를 각인시키는 제품으로 손 색이 없어보인다. VW80은 아직 일반인이 구입하기에는 고가의 제품이지 만 가격의 하락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글 | 정영한 (unleash@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