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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스피커와 함께한 밤, 비비드 오디오 'G1 Spirit'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7.06.01 17:28:17     조회 : 877  

특별한 스피커와 함께한 밤
비비드 오디오 'G1 Spirit' 스피커


▲ 비비드 오디오의 로렌스 디키


로렌스 디키(Laurence Dickie)라는 남자를 생각하면 머릿속에 불현듯 스쳐 가는 이름이 있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바로 그것인데, 항상 이색적이고 아방가르드(Avant-garde)한 것을 창조한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를 무작위로 골라 들어보자. 독특한 감성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로렌스 디키가 누구며 그가 왜 독특할까? 그는 비비드 오디오(Vivid Audio)라는 회사의 설립자임과 동시에 스피커 설계자인데, 동사의 스피커를 슬쩍 보기만 해도 ‘저 회사에서 무언가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는구나’라는 사실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두 남자는 ‘정상’이 아니다. 항상 틀에서 벗어난 독특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유명세도 그렇다. 데이비드 보위가 1972년 발표한 “Space Oddity”라는 곡은 아직도 방송에서 자주 들려오며 작년에는 아우디(Audi)의 자동차 광고에도 삽입되었다. 로렌스 디키는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의 유명 제품인 노틸러스(Nautilus) 스피커를 설계했는데, 1992년 처음 세상의 빛을 본 이 스피커는 현재까지도 B&W의 ‘장수’ 제품으로 남아있다.


▲ 로렌스 디키와 G1 스피커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긴 하지만, 로렌스 디키의 제품 중 두 번째로 유명한 스피커는 비비드 오디오의 ‘기야(Giya)’ 시리즈’ 중 G1 모델이다. 2004년 필립 구텐탁(Philip Guttentag)과 함께 비비드 오디오를 설립한 뒤 2006년 뮌헨 하이엔드 쇼에 견본 스피커를 하나 들고 나왔는데, 그 제품이 바로 G1 스피커였다. 이후 2년이 지나 북아메리카 시장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한다.

그의 스피커는 언제나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G1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B&W의 노틸러스처럼 ‘장수’ 스피커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기야 시리즈에서 제명될 이유는 전혀 없다. 타 브랜드가 점점 크고 우람한 기기를 생산하며 시리즈를 채워나가는 것과 달리 로렌스 디키는 최상 모델에 속하는 G1으로 시작해 G2, G3, G4 순으로 스피커 크기를 줄여나갔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는 G1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G1 스피릿(G1 Spirit)을 내놓았다.


▲ 비비드 오디오의 G1 스피릿 스피커


G1 스피릿은 ‘더 훌륭한 G1’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변화의 핵심은 새로운 우퍼인데, 훨씬 더 강력한 모터 시스템을 장착해 성능이 두 배는 뛰어나다. 로렌스 디키가 동사의 오발 B1 Decade(Oval B1 Decade)를 개발할 당시, 중저역 드라이버에 더 큰 모터 시스템을 장착하고 진동판 주위에 카본 섬유 링을 둘렀더니 고주파 영역의 브레이크-업 모드가 훨씬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우퍼에도 적용했다. 짧고 뚱뚱한 캐비닛 밑 부분에 더 깊은 우퍼를 장착했더니 성능이 훨씬 더 개선된 것이다. 진동 적층 유리섬유를 사용해 샌드위치 방식으로 합성된 재질을 발사나무에 입힌 캐비닛은 이전과 동일하다.


▲ G1 스피릿의 더 커진 우퍼


G1 스피릿 스피커에는 이전 모델과 달리 외장 크로스오버 옵션이 있다. 로렌스 디키의 말에 따르면 더욱 뛰어난 성능을 위해 장착한 것이 아니라 향후 액티브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그는 액티브 스피커에 관한 관심을 구태여 숨긴 적이 없는데, 이를 통해 G1 스피커가 훗날 액티브 방식으로 구동될 것을 짐작해본다. 모델명은 ‘G1 Spirit Active’ 정도가 되지 않을까?

지난 9월 G1 스피릿 스피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에서 열린 ‘도쿄 국제 오디오 쇼’와 노르웨이의 ‘하이파이 마이센(Messen) 쇼’였다. 필자가 G1을 본 곳은 일본이었는데, 그때는 설계가 완벽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맛보기’ 정도로 생각했다. 이후 2월 11일 미국에서 정식 제품이 출시된다.

2월 11일에 제품이 출시된다는 말은, 10일에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얘기다. 그즈음 필자는 비비드 오디오의 시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오디오/음악 회사의 소유주, 피아노 교수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필자를 기다리던 차 안에 두 명의 남자가 더 있었는데, 그들은 스테레오파일(Stereophile) 잡지의 존 앳킨슨(John Atkinson)과 자나 다그다간(Jana Dagdagan)이었다. 스테레오파일은 미국 내에 딱 둘 남은 종이책을 출판하는 하이파이 잡지사다.


▲ 피아니스트 조지 배치나즈


일정의 첫 시작은 피아노 교수로 재직 중인 조지 배치나즈(George Vatchnadze)의 화려한 연주였다. 교수 직함을 달고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전세계를 순회하며 공연하는 유명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연주를 듣기 위해 조지의 스튜디오로 이동했고 똑같이 생긴 세 대의 ‘스타인웨이(Steinway)’ 피아노가 기다리고 있었다. 세 대의 피아노는 약간씩 소리가 달랐는데, 피아노를 세 대씩이나 가지고 있는 이유는 각각 소리를 비교해 어떤 것을 학교에 놓을지 결정하기 위함이라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이 약간 흘렀을 때 누군가 스튜디오로 걸어 들어왔다. 바로 비비드 오디오의 로렌스 디키였다.


▲ 피아니스트 조지 배치나즈


중앙에 있는 피아노에 자리를 잡더니 조지가 연주를 시작했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의 피아노 소나타 6번이었다. 오직 몇 사람만을 위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30분씩이나 할애하다니, 이토록 극진한 대접을 또 어디서 받아볼까.


▲ 첫날 밤 늦게 진행된 G1 스피커 청음


조지의 연주를 뒤로하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집에는 G1 스피커 한 쌍이 있었는데, 담소를 나누며 늦은 밤까지 음악을 들었다. 이전에 자주 했던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갔다. ‘이 정도 사운드면 대부분 오디오파일은 만족하고도 남겠다.’


▲ 로렌스 디키와의 저녁식사


다음 날 마리오 프레스타(Mario Presta)라는 하드코어 오디오파일의 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소규모 G1 스피릿 공개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손님 대접 전문가’처럼 행동하는 마리오의 모습도 하나의 구경거리였는데, 손님들을 위해 거리낌 없이 집을 내어줬을 뿐만 아니라 방문한 모두에게 직접 저녁 식사도 대접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과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로렌스 디키가 G1 스피릿 공개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시차 적응에 시달릴 법도 한데 특유의 에너지와 활기찬 목소리로 시작을 알렸다.


▲ 스피커의 진동에 대해 설명하는 로렌스 디키


로렌스 디키는 G1 스피릿 개발 과정과 비비드 오디오의 전매 특허 기술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묘사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는데, 공중에서 뮤직박스를 재생하더니 벽에 갖다 대고 진동방지가 제대로 안 되면 얼마나 패널이 떨리는지 직접 보여줬다. 스피커의 경우 드라이버와 캐비닛 간의 에너지 전달에 관련된 부분이다. 이어 비비드 오디오의 스피커는 ‘O-링’을 드라이버에 장착해 진동을 제거한다는 점도 밝혔다.


▲ 호일을 부착한 블록으로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 마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는 로렌스 디키


그 후 단순한 형태의 블록 두 개를 꺼내 들었다. 한 블록에는 양옆으로 호일 두 장이 붙어있었고 나머지 블록에는 아무 가공을 하지 않았다. 두 장의 호일을 스피커에 비교하면 ‘압축 합성물’, ‘샌드위치 공법’등의 기술이 나오는데, 부착한 블록과 그렇지 않은 블록은 강도나 경도, 공진 방지 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제야 로렌스 디키가 기야 시리즈 캐비닛에 발사나무와 유리섬유를 사용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그가 시작 전에 충분히 기술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스피커 시연이 끝난 후 엄청난 질문 공세에 시달렸을 터. 질문을 줄이고 청자의 이해를 도모하는 현명한 방법이었다.


청음회는 온종일 진행되었다. 함께 사용한 시스템 또한 걸작이었는데, G1 스피릿의 품격에 걸맞은 선택이었다. ‘온 어 하이어 노트(On a Higher Note)와 쿄미 오디오(Kyomi Audio)가 제공한 테크다스 에어포스 3(TechDAS Air Force 3) 턴테이블, 그라함 엘리트(Graham Elite) 9인치 톤암, 고에츠 제이드 플래티넘(Koetsu Jade Platinum) MC 카트리지, 룩스맨 EQ-500(Luxman EQ-500) 포노 스테이지, MBL 1621 CD 트랜스포트, Merging+NADAC MC8 뮤직 서버 DAC, 룩스맨 C-1000f(Luxman C1000f) 컨트롤 앰프, 룩스맨 B-1000f (Luxman B-1000f) 모노 블록 앰프, 아르테사이나(Artesania)의 오디오 랙, 스텔스(Stealth)의 케이블 등 수많은 제품을 사용했다.


사실 청음 공간이 G1 스피커의 능력을 담기 충분치 않았다. 공간이 크지도 않았거니와 대칭 형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열린 벽이 있어 사운드의 이미지를 흐렸다. 하드 우드 바닥과 마감되지 않은 석고벽 또한 사운드에 과도한 생동감을 불어넣거나 공진을 유발했다. G1이나 G1 스피릿 같은 스피커는 적절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큰 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특히 베이스 때문이며 댐핑 물질이 있으면 좋다. 시간이 지나 조지는 스피커를 살짝 토-인 했는데, 안쪽으로 60도 각을 이루도록 했다. 몇 사람들은 그 변화를 마음에 들어 한 듯했으나 사실 필자의 마음에 완벽히 차진 않았다.



기야 시리즈의 G2 스피커라면 이 정도 크기의 공간에 알맞을 법하다. 하지만 대칭이나 벽 문제 때문에 사운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문제를 가지고 개최자들에게 왈가왈부하진 않았다. 심오하게 진행되는 시연회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G1 스피릿의 모습을 공개하고 로렌스 디키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스피커의 ‘맛’을 보는 즐거운 자리였다. 적합하지 않은 공간이라 해도 업그레이드된 요소가 완벽하게 전해졌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닌가?

 

필자는 비비드 오디오의 사운드가 항상 중립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주파수 대역의 특정 부분이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는 느낌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운드의 착색이 없다.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하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중립적 성향의 스피커는 발에 채일 만큼 많으니 이것만으로 비비드 오디오를 단정 지으면 섭섭하다. 비비드 오디오는 중립적 성향에 넘치는 파워와 자유롭고 투명한 사운드를 더했다. 이러한 점은 보통 ‘다이나믹하다’라고 불리는 혼 스피커의 특징인데, 이 경우 다른 단점이 수반된다.


비비드 오디오의 스피커는 볼륨을 매우 크거나 작게 조절해도 사운드가 청음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진다. 필자는 좀 예민한 편이라 대부분의 스피커를 지루하거나 심지어는 ‘짜증 난다’라고까지 느끼는데, 생동감이 없거나 사운드의 압축이 심할 때가 많아 그렇다. 무리하게 구동해도 비비드 오디오처럼 소리를 자유롭게 뿜는 스피커는 손에 꼽을 정도다.

스피커 설계에 대해 오래 공부한 학생의 마음으로,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의 사운드는 왜 개방감과 힘을 동시에 가졌는지 궁금했다. 캐비닛의 모양 때문일까, 캐비닛에 사용된 재질 때문일까? 시연회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로렌스 디키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는데, 캐비닛 모양이나 재질도 영향을 주긴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드라이버에 장착한 강력한 모터 시스템이라고 한다. 로렌스 디키는 모터 시스템에 관해 “더 클수록 좋아요”라고 말한 뒤, “작은 차에 커다란 엔진을 다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라고 마무리했다.


로렌스 디키는 드라이버 크기에 중점을 둔다. 그가 설계했던 스피커를 훑어보면 드라이버의 크기가 점점 커졌음을 알 수 있다. 그는 B1 디케이드(B1 Decade) 스피커 개발 당시, 일반적으로 적절하다 여겨지는 크기 혹은 디키 그 자신이 생각해왔던 크기를 뛰어넘는 드라이버를 장착해봤더니 음향에 엄청난 이점이 있더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G1 스피릿 스피커에 큰 모터 시스템을 장착했고 강력한 베이스가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이 스피커를 놓을 공간 또한 커야만 했다.

비비드 오디오의 기야 시리즈 G1 스피릿 스피커는 설계자인 로렌스 디키와 닮은 점이 있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모습에서 그렇다. 세상에 어떤 스피커가 저렇게 생겼을까? 스피커가 아닌 예술 작품이라 속인 뒤 어느 전시회에 가져다 놔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조용한 밤, 몇 명만을 위해 연주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 불세출의 스피커 설계자가 직접 자신의 창작물을 공개하는 현장에 있는 경험을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귀빈이라도 된 듯 이틀간 특별한 호사를 누리고 꿈속에서 헤어나오느라 며칠을 고생했다. 사진으로나마 특별한 시간이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다.

- Doug Schneider

출처: http://www.soundstageglobal.com/
번역: Da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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