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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백함의 미학, 잔향의 미학, 소리 여유의 미학, 프로악 '타블렛 10'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7.04.03 17:17:28     조회 : 1795  




아련하게 마음에 안식을 주는 추억만큼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도 없을 것이다. 그 동안의 오디오 생활을 떠 올려보면 나에게는 프로악 스피커의 디자인, 그리고 프로악 스피커의 음악적 교감 같은 것이 그런 추억의 한 켠을 장식하고 있다. 최소한 우리 한국에서라면 그런 추억을 간직하고 느끼고 있는 오디오 유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프로악 스피커는 한국에서는 최소한 그런 존재로 대접받기에 부족하지 않다.

타블렛10 이라는 소형 북셀프 스피커 신제품을 받아 들고 나는 프로악 스피커에 대한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있다. 디자인이 꼭 옛날 프로악 스피커를 떠 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과거에는 전형적인 나무 색상인 체리색이 주된 색상이었지만, 지금 내가 받아본 Ebony 마감도 귀하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프로악 스피커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1sc의 경우는 Ebony 마감이 가격이 더 비싸게 거래되곤 했었다.



프로악 스피커는 꽤나 오랜 과거부터도 제법 비싼 스피커로 통했다. 굳이 그렇게 비싼 가격을 고집했던 것은 아무래도 지금이야 산업이 많이 발전을 해서 이런 정도의 스피커를 비슷한 모양으로 대량생산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양과는 다르게 유독 고집스럽게 고급 스피커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마감이라든지, 목재의 사용이라든지, 접합면의 처리라든지, 내부 인클로저 안에서의 세심한 음향적 튜닝이라든지 등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기 때문에 디자인은 비슷하더라도 더 고급스러운 음질을 제공했던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격도 자연스럽게 다른 스피커들에 비해 비싸게 판매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프로악의 인클로저를 OEM으로 생산해 주던 이력이 있던 제작사들이 프로악 스피커와는 달리 자체 스피커를 생산하면서 중국 생산을 선택하게 되는데, 중국 제작자들에 의해 제품을 생산되면서부터 디자인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스피커의 부피 대비 무게가 대략 25kg에서 15kg정도로 가벼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길게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이런 부분에서 만으로도 품질의 차이를 극명하게 시사하는 부분이다.


사랑스러운 음악 전달자로 돌아온 타블렛


본래 프로악 스피커는 상위 시리즈인 Response 시리즈와 하위 버전인 Studio 시리즈와 Tablette 시리즈로 나뉜다. 비슷한 하위 시리즈라고 하더라도 Tablette시리즈보다는 Studio시리즈가 더 부피가 큰데, 북셀프 스피커 위주로만 생산되는 Tablette시리즈의 북셀프 스피커를 Studio시리즈의 북셀프 스피커와 비교를 하더라도 Tablette시리즈가 부피는 더 작지만 가격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크기는 작지만 오히려 Studio시리즈보다 Tablette시리즈가 더 예쁘고 애착과 정감이 가도록 만들어진 느낌도 있다. 굳이 음질적인 부분을 구분하자면, 좀 더 넓고 호방하고 풍부한 배음을 내는 것은 Studio 시리즈쪽이고 Tablette시리즈는 전형적으로 작고 앙증맞으면서 예쁘고 담백하며 단정한 음을 내는 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름지기 과거부터 Tablette시리즈의 북셀프 스피커가 메인 스피커 그레이드는 아니라 하더라도 제법 고가 시스템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서브용으로 애착을 갖고 사용해 보고자 하는 리스트에서 꼭 빠지지 않는 인기 스피커이기도 했다.

먼저 제품 테스트를 거치고 나서 개인적인 한 줄 평을 먼저 하고 시작하자면, 타블렛10은 그런 타블렛 시리즈의 인기를 다시 부활시키기에 충분한 사랑스러움을 갖추고 있다.

타블렛10은 5인치 우퍼 유닛을 탑재하고 있다. 아주 소형이라고 하기에는 작지 않은 크기이다. 거기에 가장 큰 특징 한가지가 있다. 사실 근래의 트랜드는 아니지만 뒤로 깊이가 짧고 좌우 폭이 넓은 형태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본 필자는 이것이 타블렛10의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과거 BBC 3/5 디자인의 스피커라던 지, JBL등에서 나온 과거 최고 히트의 북셀프 스피커들의 경우도 대부분은 뒤로 깊이보다는 좌우 폭이 넓은 형태였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스피커들이 무조건 공간을 덜 차지하고 디자인이 좋아야 한다는 이유로 슬림하게 제작이 되는데, 전면에서 보이는 폭이 슬림하더라도 저음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뒤로 깊이가 깊어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스피커가 TV나 장식장에 비해 툭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앞뒤 깊이가 긴 스피커를 최대한 벽에 붙여서 배치하게 되는데 여기서 음질의 방해 요소도 발생하게 되고, 사실 슬림하고 뒤로 깊은 스피커들이 자연스러운 저음과 중저음의 배음을 만들어 내는데도 상당히 약점이 있다. 자연스럽고 구동이 쉬운 음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스피커 설계법인 것이다.

특히, 작은 북셀프 스피커에서 중음에서 저음까지 자연스러운 배음 특성으로 이어지는 음을 만들기란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면서도 보컬의 목소리를 산뜻해야 되고 바이올린 현소리는 자극적이거나 까칠하지 않고 경직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배음이 자연스럽게 재생되지 않는 소형 스피커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프로악 타블렛10은 사진상으로 보더라도 우퍼 유닛의 좌우 공간이 협소하지 않고 여유롭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도 타블렛10의 좌우폭이 190.5mm로 6.5인치 우퍼 유닛을 탑재한 Studio118보다도 작은 차이지만 오히려 0.5mm가 더 넓다. 무게도 부피대비 제법 묵직한 편이고, 특유의 Ebony 마감은 부피가 작다고 해서 전혀 가볍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풍긴다.


담백함의 미학, 잔향의 미학, 소리 여유의 미학..



사실 오디오라는 분야를 접한 지 얼마 안된 유저들은 오디오에 관련된 표현들의 양면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정확하고 깔끔한 음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연상되는가? 정확하고 깔끔한 음이라는 것을 굳이 비유를 하자면 아파트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듯반듯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이렇게 반듯반듯하고 깔끔한 음은 말 그대로 좀 더 깔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는 온기감이나 정감이 없고 감정이 없는 음이 될 수도 있다.

프로악 타블렛10은 우리가 도시나 아파트보다는 자연의 누리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같은 음악적 교감을 느끼게 한다. 쉬운 말로 타블렛10의 음은 온기감이 있고 정감이 있다. 상당히 운치가 있는 음이다. 재생되는 음이 딱딱 떨어지면서 경직된 음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담백하고 포근하게 중역대와 저음역대의 배음과 탄력감을 살리면서 전자적이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음을 재생한다. 거기에 중역대를 넓고 맑게 재생하는 것이 분명 큰 장점이며, 중저음역대에 배음이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탄력감과 넉넉한 감미로움이 함께 동반된다.

안네 소피 무터 - 바이올린 라이브 베스트



사실 본 필자는 이정도 사이즈의 북셀프 스피커로 클래식 연주를 들을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특히 경박한 MDF 케이스에 금속 유닛들이 탑재된 소형 스피커들로 클래식을 듣는 것은 그다지 흥미롭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타블렛10은 크기가 작음에도 울림이 감미롭고 담백하며 포근하다. 현악기의 숨결을 잘 표현해 준다.

까칠하지 않고 중역대의 마찰음이나 공기중의 배음이 퍼지는 느낌을 크기에 비하면 아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나는 최소한 이런 배음의 느낌이나 섬세함, 약간의 온기감과 감정의 표현이 드러나야 바이올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음에서 중음으로, 다시 저음으로 이어지는 전대역의 연결감도 상당히 자연스럽고 여유롭다. 그리고 풍부한 울림의 느낌도 크기에 비해 너무나 자연스럽고 능숙하다. 바이올린 실황이 풍부하고 넉넉하며 맑고 자연스럽게 연주되지만 그 음들을 모두 부담스럽지 않고 맑게 들려주는 것이 대단히 기특할 따름이다.

에디 히긴스 - Beautiful Love



이 스피커는 그다지 대단치 않은 앰프를 사용했을 때는 오히려 상급 기종인 D ONE보다도 중음이 더 산뜻하게 재생된다. 어떤 스피커들은 유독 중음이나 고음이 트위터에서 맹렬하게 치고 나와서 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물론, 2웨이 스피커에서는 중음도 대부분은 우퍼 유닛에서 재생되지만), 타블렛10은 통 전체에서 중음을 밝고 산뜻하게 내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울림이 좋고 음색이 얇지 않으면서도 표정 좋은 음을 내주는 것이다.

이 연주가 버전이 아주 다양하지만 지금 감상하는 버전은 굉장히 빠르고 경쾌한 버전이다. 종종 다른 현대적인 경향의 스피커로 듣게 되면 좀 피곤하고 산만하고 부담스럽게 들려서 이렇게 빠른 버전을 자주 듣지는 않는데, 타블렛10은 몸도 아직 제대로 안 풀렸을 텐데 아주 산뜻하고도 경쾌하고도 예쁘게 연주를 해주고 있다.

웅산 - Yesterday



확실히 보컬곡도 선이 분명 얇지는 않지만 산뜻함이 드러나면서 생동감이 기대보다 훨씬 좋은 음을 내주고 있다. 오디오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들끼리 통할만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보기보다는 생생한 음을 내주는데 발성의 느낌이 좋고 크기에 비해 중음역대 배음이 포근하면서도 산들산들하게 잘 나와주는 편이라 전혀 답답한 음이 아니면서 발성이 풍부하면서도 감성적인 음을 내준다. 다만, 이미징이나 포커싱이 중앙으로 딱 잡히는 스타일이라거나 음색의 선이 쫙쫙 나눠져서 마치 레이저 광선을 쏘는 듯한 느낌의 음은 역시 아니다. 그렇지만 프로악만의 이런 특유의 무드감, 담백하면서도 감미롭고 그러면서도 간드러지게 산뜻한 느낌.. 풍부하면서 넉넉한 울림의 느낌.. 고수들에게서나 나오는 감성이며, 감상자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부담감을 줄여주는 비교 있는 음이다.

보컬의 목소리가 얇게 뻗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볼륨감 전체가 존재감이 있도록 살아난다. 이 말은 목소리가 얇게 표현되지 않고 적당히 두께감이나 포근한 느낌이 있으면서 그 전체가 화사하고 개방적이며 볼륨감 있게 표현된다는 이야기이다. 중저음도 탄력적이며 포근하게 재생이 되어서 지극히 재즈스럽다.

에드 시런 - Shape Of You



대부분의 팝음악들도 생각처럼 답답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이런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는 치고 빠지는 느낌이나 청명하게 잘 들리는 느낌은 좀 약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약간 담백한 느낌이라는 특징은 있지만 그렇다고 음이 잘 안 터져 나온다던 지 음이 너무 얌전하다는 느낌은 없다. 당연히 젊은 유저들 중에 뭔가 짜릿한 음을 원하는 유저라면 애초에 다른 스피커가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꼭 짜릿한 음이 다 좋은 건 아니지 않은가? 여가 시간에 자신이 롤러코스터를 타러 다니는지 자연 풍광을 즐기러 다니는지를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당연히 프로악 타블렛10은 후자의 이미지에 맞는 스피커다.

맹유나 - 장밋빛 인생



일반적으로 과거에 프로악 스피커가 그렇게 미려하고 맑은 느낌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별로 없는데, 지금의 음은 충분히 맑고 따스하게 가슴을 감싸주는 느낌이다. 마치 술을 마시고 다음날 몸을 따스하게 해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억지라고 할까?

도입부의 피아노 소리는 초롱초롱하고 보컬의 목소리는 아련아련하게 맑은 느낌을 넓게 펼쳐낸다. 그 목소리가 공기 중에 맑게 스며드는 것이 느껴지고 그 촉촉함과 아련함이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스며든다.

오히려 짜릿하게 쏘아대지 않고 이런 아련하고 맑은 느낌이 마치 바로 앞에서 나에게 말을 건네 주는 것 같아서 위안이 된다. 음질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정말 사랑스러운 음질과 디자인 아닌가?



앰프를 특별히 대단한 앰프를 사용한 것도 아니다. 소스나 케이블도 마찬가지다. 물론 매칭은 본 필자가 추구하는 대로 근사하게 매칭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난한 가격대로 매칭을 하더라도 이런 정도의 음이 나와줬음에 기쁜 마음이다. 이정도 가격대 오디오 제품들은 그다지 대단치 않은 가격의 매칭으로 좋은 음을 들을 수 있어야 그것이 진짜 가치 있는 음질인 것이다.

분명 북셀프 스피커는 대형급 스피커들만큼 풍부하고 스케일감 있고 당당한 음을 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북셀프 스피커만의 친근함 같은 것이 있다. 타블렛10은 그런 친근함이라거나 정감있고 운치있는 음을 역시나 프로악답게 풀어낸 스피커다. 가격을 그다지 비싸지 않지만 오히려 근래에 들어본 북셀프 스피커들 중에 개인적으로는 가장 만족도가 높은 축에 속하는 음이기도 하다.

타블렛 시리즈 북셀프 스피커들은 항상 소형 북셀프 스피커가 추구해야 되는 가장 이상적인 소박함이라든지 단아함, 운치, 어여쁨 같은 것을 추구해 왔지만 타블렛10 역시 타블렛 시리즈의 유례를 논할 수 있을 정도의 이상적인 음을 내는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정말 사랑스러운 음질과 디자인 아닌가? 프로악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쁜 마음이다. 그리고 충분히 이 작은 스피커로 프로악 특유의 추억과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음을 즐길 수 있었다.

출처: 풀레인지(http://www.fullrange.kr/)
글쓴이: 주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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