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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프리미엄 커스텀/유니버셜 이어폰 Empire를 만나봅시다.
글쓴이 : MD_내귀에공연장치      등록일 : 2018.07.06 09:09:25     조회 : 53

  





  엠파이어 이어스는 미국의 CIEM 브랜드입니다. 역사가 그리 오래된 브랜드는 아니지만 제우스라는 이어폰은 워낙 유명해서 지금도 최고의 이어폰으로 손꼽히는 그야말로 명작입니다. 국내 유저는 물론, 해외에서 내로라 하는 음향기기 웹진에서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엠파이어 이어스의 모델은 총 7개로 4개의 X시리즈와 3개의 EP시리즈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X시리즈는 현실감 있는 라이브 음원 재생의 목표를, EP시리즈는 완벽한 스튜디오 모니터링을 위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엠파이어 이어스는 원래 CIEM(커스텀 인이어 모니터) 제조 브랜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모든 제품은 커스텀으로 제작됩니다. 그러나 도저히 제작 기간을 기다릴 수 없거나, 기기변경이 잦으신 분들을 위한 유니버셜 제품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니버셜 제품은 쉘과 페이스플레이트가 모두 불투명 검은색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시컴시컴한 유니버셜 모델들

  그래서인지 유니버셜 제품의 금액대가 대체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주문 - 제작인 커스텀과 달리 유니버셜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시기와 상관없이 생산할 수 있어서 가격차이가 날 수도 있겠습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전 모델 공통으로 적용된 구성품 특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Effectaudio Ares II 케이블 기본 적용

  엠파이어 이어스 + 이펙트 오디오의 콜라보레이션 위력은 이들의 합작품인 'Arthur/Merlin'에서 충분히 증명했다고 봅니다. 그들의 협력 관계는 보다 견고해져서 이번 엠파이어 이어스의 모든 제품에는 Ares II 케이블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케이블 또한 전체 사운드를 완성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Ares II의 기본 특성을 의식하고 전체 사운드를 조율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Ares II는 유명한 해외 음향기기 사이트에서 '커스텀 케이블이라면 일단 Ares II' 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품질과 성능, 디자인에서 인정받고 있는 케이블입니다. 대부분의 이어폰에 매칭이 좋고, 엔트리 금액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이 굉장히 고급스러워서 보는 만족감도 충족시켜줍니다. 

  2. 파이널 E 팁 기본 내장

  커스텀 버전이야 이어팁이 없으니 이 얘기는 유니버셜 버전 한정입니다.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이어팁 중에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되는 이어팁이 파이널 E팁 이었는데 이걸 엠파이어 이어스가 어찌 알았는지 (태평양을 넘어 전달된 파이널 이어팁의 우수한 품질) 이걸 기본팁으로 채용해놨습니다. 상당히 의외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극과 극은 통하는 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어팁과 케이블에 신경을 많이 쓴, 프리미엄 IEM에 걸맞는 패키지 구성.


  X시리즈와 EP시리즈를 따로 따로 나눠서 안내를 드리려고 하는데, X시리즈 소개에 앞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세상의 모든 일이 쉬워보이고 자신감에 넘쳐 살던 스무살 때의 제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그 때 역시 오디오테크니카의 팬이었습니다. 낮에 자고 밤에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시간을 죽이던 제 일상에 음악감상은 각별한 취미였는데, 테이프 늘어지도록 들은 것이 이소라, 박정현, 화요비, 김윤아의 곡들 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시는 MP3플레이어가 최고조로 번성했던 시기라서 테이프 늘어진다는 표현은 옳지 못하겠군요. MP3플레이어가 망가지도록 들었습니다. 

  촉촉하게 귀속으로 속삭여주는 누님(!)들의 목소리는 무딘 타지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이 때의 음악감상의 포인트는 오로지 '누님들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잘 들릴 것.' 이었습니다. 제가 자주 사심을 담아 언급하듯이, 이 속성에 가장 부응하는 것이 오디오테크니카죠. 

  그 때는 청음샵이 지금처럼 잘 되어 있지 않았었습니다. 관심있는 제품을 모두 구매해서 경험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저에게는 여러 제품들을 들을 수 있는 경험이 필요했고, 그래서 모 청음샵에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거기서 만났던 최악의 브랜드가 바로 BOSE였습니다. 모델명이 BOSE - OE인가 OE2였던가 그랬을 겁니다. 제가 원하던 '선명하고 하늘하늘하며 촉촉한 여성보컬'은 귀를 씻고 찾아봐도 들리지 않았고 무지막지한 존재감을 뽐내는 저음덩어리가 온통 머리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이 저음표현이 다른 브랜드와 달리 대단히 현란했고, 양도 많았습니다. 제 좁았던 기준 속에서 BOSE는 순식간에 돈값을 못하는 브랜드로 전락했고 손에 쥔 오디오테크니카 이어폰에 대한 애정도가 더 올라가게 되었죠. 

  많은 세월이 지나 저는 셰에라자드의 MD가 되었고 수백개가 넘는 이/헤폰을 원하는 만큼 들어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좁았던 시야도 상당히 넓어지고, 듣는 음악 스펙트럼도 상당히 넓어졌으며, 무엇보다 각 브랜드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지나치지 않고 발견할 수 있는 안목도 갖게 되었습니다. 1년간의 오디오 쪽 MD경험도 '소리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확실히 스피커 쪽에서 얘기하는 소리와 이헤폰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방향성이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하라는 엠파이어 이어스 이야기는 안하고 왜 자꾸 이런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시지요.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끝나갑니다.

  제가 가장 최근에 구입한 이어폰 두 개가 모두 BOSE 제품입니다. BOSE 제품이 그만큼 좋다고 얘기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BOSE가 들려주는 특별한 저음과, 저음이 음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스무살에 갔었던 청음샵에서 BOSE를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BOSE의 사운드 기조는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제 기준이 많이 바뀐 겁니다. BOSE의 저음은 넓게 퍼져서 낮게 깔리는 특징을 갖는데 음악을 들을 때 상당한 편안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완성된 저음은 전체 음악의 완성도를 결정지을 정도로 결정적입니다. 

  대다수의 브랜드가 중음이나 고음은 그럭저럭 어렵지 않게 만들어냅니다. 허나 완성도 있는 저음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는 희귀합니다. 제가 들어본 이어폰 중에 역대급의 저음 완성도를 보여주는 게 엠파이어 이어스의 X시리즈입니다. 엠파이어의 브랜드 소개에서도 전례없는 저음표현이라 언급하는데, 그 표현에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시계 태엽 디자인 (커스텀 버전)


  아래의 청음 느낌은 DAP 'AK - SP1000'과 'SONY - WM1Z'와 매칭하여 서술한 것입니다. SP1000과 WM1Z는 서로 다른 느낌으로 가장 고급스럽게 음악을 안정적으로, 풍미 넘치게 재생하는 DAP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WM1Z와의 매칭을 추천합니다. 이번 엠파이어 이어스의 새로운 라인업 사운드와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니 Ares II, 파이널 E팁, 이어폰 본체, WM1Z 모두 풍기는 특유의 비슷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게 다 의도된 것일지도요. 


  1. Bravado (유니버셜 : 934,000원 / 커스텀 : 1,090,000원부터)

- 1DD + 1BA(Mid-High), 4 Way

- 한줄요약 : 높은 완성도의 저음을 무기로, '100만원대 이어폰의 음질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보여줄 수 있는 모델.

  X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이지만 이미 가격이 다른 브랜드의 최상급 라인과 맞먹기 때문에 (-_-;) 이게 뭐가 엔트리 레벨이냐고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격만 그런게 아니라 사운드도 엔트리 레벨이 아닙니다. 

  W9 (Weapon 9, 비장의 무기인가 봅니다) 라는 이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서브우퍼는 칭찬받아 마땅한 물건입니다. X시리즈 공통으로 극저역을 책임지고 있는 W9는 현장감과 안정감 그리고 기존의 이어폰과 차별되는 자연스러운 울림을 완성했습니다. 

  Bravado는 1BA + 1DD(W9)의 단순한 2 드라이버이지만 각 드라이버마다 2개의 크로스오버를 적용해서 총 4Way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여태 제 상식으로는 드라이버 개수 이상의 크로스오버는 있을 수 없다는 거였는데 엠파이어 이어스의 이번 모델들을 보면서 달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술을 synX 크로스오버라고 하는데, 드라이버 당 더 많은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적용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엠파이어 이어스에서는 높은 좌우 분리도,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스테이징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충분히 효능을 체감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하이브리드 구성이지만 일체감이 상당히 돋보이며, 금액대에 걸맞는 높은 해상력을 보입니다. 제품을 딱 들으면 '저음이 과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위에서 한 저음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하면서 시간을 들여 진중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저음이 넓게 몸을 감싸안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실 거고, 그 저음의 해상력 또한 무시무시하게 높기 때문에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아마 저음에 대한 인식이 이 모델(더 자세히 말하자면 X시리즈 공통인 W9 서브우퍼로)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제품을 한참 청음하다가 다른 브랜드의 이어폰으로 들을 경우 '왜 이렇게 불안정한 느낌이 들지' 라는 생각이 단번에 드실겁니다. 완성도 있는 저음에 푹 안기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든다고 설명하면 되겠네요. '저음 이불' 이라는 표현도 생각해봤습니다.  

  DD 드라이버를 채용한 이어폰인 만큼 특징이 보이는데, 첫번째로는 착용시 딸깍 또는 찌직거리는 소리가 난다는 점입니다. 이는 진동판이 압력에 눌렸다가 원상태로 복구되는 소리로 대부분 DD 를 사용한 이어폰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사항이니 걱정하지 않고 쓰셔도 됩니다. 불량이 아닙니다. 두번째로는 에어덕트가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에어덕트는 자연스러운 저음튜닝과 음압 해소를 위해 만들어놓는데 인클로저를 잘 살펴보면 작은 구멍이 3개 뚫려있습니다. 이전의 E4000, E5000 글에서도 에어덕트의 중요성을 언급한 게 있으니 그 글을 참고하셔도 좋겠군요. 반대급부인 누음 문제를 테스트 했는데, 놀랍게도 외부로 새어나가는 음이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옆자리 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음량을 높여도 되겠습니다. 

  유니버셜 기준으로 보면 100만원에 약간 못미치는 금액이지만 어쨌든 100만원이라고 보고,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상당히 제 값을 한다고 판단됩니다. 어떤 점이 특별히 좋다기 보다 딱히 안좋은 점이 없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네요. Bravado를 사전에서 검색하면 '허세'라는 뜻인데 사운드에서 허세가 느껴지기 보다는 오히려 옹골찬 느낌입니다. 엔트리 레벨인데도 다른 제품의 플래그십과 (금액과 사운드가) 맞먹는다는 걸 허세라고 표현하는 나름 위트있는 네이밍 센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그만큼 엠파이어 이어스의 제품들이 시작부터 다르단 얘기란 것이죠. 


  2. Vantage (유니버셜 : 1,870,000원 / 커스텀 : 2,180,000원부터)

- 2 DD + 1 BA(Mid-High), 5 Way

- 한줄요약 : Bravado에 박력과 열정, 역동성을 첨가한 모델.

- Bravado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렬함, 생동감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Vantage를 눈여겨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터질 것 같은 에너지와 박력으로 무장한 Vantage는 라이브의 현장감을 극도로 즐기시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Vantage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역동성' 입니다. 이걸로 볼륨을 어느정도 키워서 DJ 음악들 들어주면 진짜 끝내줍니다. 몸이 막 들썩이는걸 주체할 수 없습니다. 이걸로 한참 신나게 음악을 듣고 비트에 몸을 맡겼더니 옆에 앉은 MD님이 이상한 눈길을 보내왔습니다. 지극히 정상입니다. 드럼 펀치가 기가 막히니 Vantage 들어보실 땐 꼭 밴드 음악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이거 듣다가 다시 Bravado로 내려가면 좀 심심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우세, 유리하다는 뜻의 Vantage는 확실히 Bravado에 비해 전체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Bravado가 정석적으로 좋다고 본다면 Vantage는 좀 더 자기 PR이 확실합니다.

  3. Nemesis (유니버셜 : 2,490,000원 / 커스텀 : 2,490,000원부터) 

- 2DD + 3BA(1 Mid, 1 High, 1 Super High), 8 Way

- 한줄평 : 브라바도 + 강력함 + 시원함 

  라인업상 Nemesis는 Vantage의 상급이긴 한데 제가 느끼기에는 Vantage와 다른 형태로 진화한 모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Bravado에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선택하는 겁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저음을 추가하면 Vantage가 되고, 고음을 추가하면 Nemesis가 됩니다. Bravado라는 막내를 둔 작은형과 큰 형 같다고 할까요. 그럼 Legend X는 뭐냐고요? Legend는 할아버지 정도 됩니다. 세대가 달라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말하겠습니다.

  천벌이라는 뜻을 가지는 Nemesis라는 의미에 걸맞게 매우 강력하고 또 강력합니다. 고음이고 저음이고 쾅쾅쾅 때려대기 때문에 음악적 쾌감이란게 '오 이런거구만'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쾌감이 넘치는 이어폰들은 자극적이고, 그래서 오래 듣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데 Nemesis는 그런 부작용이 없습니다. 음 하나 하나를 짚어내는데 거인의 발자국처럼 무게감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라 예상합니다. 


  4. Legend X (유니버셜 : 3,580,000원 / 커스텀 : 3,580,000원)

- 2DD + 5BA(2 Mid, 1 Mid-High, 1 High, 1 Super High)

- 한줄평 : 한줄평이 불가능한 이어폰입니다. 직접 들어볼 수 밖에는...

  이 제품을 2017 겨울 도쿄 포타페스에서 처음 들어봤을 때 뭔가 좀 이상하다는 기억만 남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시장이 소란스러워서 집중이 잘 안됐어요. 이번에 런칭을 준비하며 이 제품을 제대로 들어보니 그 때의 이상함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게 이어폰에서 나올 법한 소리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W9 서브우퍼가 워낙 잘 만들어진 탓에 X시리즈의 다른 이어폰들도 극저음이 훌륭하게 나옵니다만 Legend X의 극저음은 극극극저음이라고 불러야 됩니다. 저음이 가슴이 아니라 더 아래쪽 단전 근처에서부터 울려서 올라옵니다. 이렇게 바닥으로 깔리는 극저음은 헤드폰 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좀처럼 표현해내기 어렵습니다. 이어폰 카테고리에서는 말 그대로 '다른 이어폰들을 압도하는' 이라고 표현할만 합니다. 

  이 제품을 아주 빨리 판단하게 되면 그냥 저음만 무식하게 많은 이어폰이 되어버리니, 최소 15분 이상 저음 울림에 적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들을 수록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울림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저음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해상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진다는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들으려고 하면 다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수 있죠. (듣고자 하는 자, 들을 지어다) 

  인상적인 극극극저음과 달리 다른 음역대의 표현은 좀 평범합니다. 제가 듣기엔 극극극저음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많이 절제되고 정제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들린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신기한건 재미가 없다고 느끼거나, 심심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부드러우면서 강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최상급 모델인 만큼 강렬함을 부드러움 속에 숨기고 있습니다. 원래 고수는 자신의 강력함을 밖으로 잘 드러내보이는 법이 아니지요.

  




SONY WM1Z와 궁합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그래요. 



  이번에는 EP시리즈 이야기를 해볼까요. EP시리즈는 Empire Professional의 준말로, 음향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을 위한 프리미엄 이어폰 시리즈입니다. 목적이 확실한 만큼 음악감상인 X시리즈보다 전체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음의 표현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그래서 음량을 높이거나, 장시간 들었을 때 X시리즈에 비해 귀에 금방 피로가 오는 편입니다. 평소 음악을 짧고 굵게, 깊고 분석적으로 들으시는 분들이라면 최적의 효능을 보일 것입니다.

 1. EVR (유니버셜 : 1,090,000원 / 커스텀 : 1,240,000원부터)

- 3BA (1Low, 1Mid, 1High), 3 Way

- 한줄평 : 오오 보컬. 보컬. 

  Empire Vocal Reference. (엠파이어 보컬 레퍼런스) 
  그 어떤 이어폰보다 보컬을 선명하고 직접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이어폰입니다. X시리즈를 듣다 이걸 듣게 되면 '응? 저음 다 어디갔어?'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컬이 매우 가깝게 들리고, 스테이지 구현에서도 앞으로 툭 튀어나와 있으며 나머지 악기들이 뒤로 쭉 밀린 듯 느껴집니다. 그래서 7종의 엠파이어 이어스 제품 중에 공간이 가장 협소하게 들립니다. 저음의 비트감이 적당하고, 일반적으로 평균적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양감을 지녀서 다른 이어폰과 비교했을 때 가장 엠파이어 이어스만의 개성이 덜 드러나는 모델입니다. 

  음선이 가늘지 않아서 여성보컬 뿐만 아니라 남성보컬에도 높은 만족도를 보입니다. 이 모델은 프로용 모델이긴 하지만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 성향을 보면 보컬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보컬 위주로 음악을 감상하시는 분들에게 평가가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2. ESR (유니버셜 : 1,398,000원 / 커스텀 : 1,560,000원부터)

- 3BA (1Low, 1Mid, 1High), 4 Way

- 한줄평 : 오오 악기. 악기. 

  Empire Studio Reference. (엠파이어 스튜디오 레퍼런스) 
  악기 및 세션을 모니터링하기에 적합한 모델입니다. ESR은 보컬이 상대적으로 뒤로 가 있으며 악기가 전면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밸런스를 해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며, 악기 디테일을 아주 잘 캐치해주기 때문에 이 제품으로 듣게 되면 평소 보컬 위주의 감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기본이 음악감상용이라 매장에서 '악기 모니터링 용도에 좋은 성능이 뛰어난 이어폰'을 요청할 경우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모델이 생긴 것 같아요. ESR로 가시면 됩니다!

 3. Phantom (유니버셜 : 2,790,000원 / 커스텀 : 2,790,000원부터)

- 5BA (2Low, 1Mid, 1 High, 1 Super High), 5 Way

- 한줄평 : 모든 소리를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이 모델이 왜 유령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이 제품에 대해 잘 설명한 것이라 봅니다. 

  가장 좋은 오디오는 오디오 기기의 존재가 지워지고 소리만 남는 경지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를 목표로 만든 것 같은 Phantom은 EVR과 ESR의 강점을 뽑고 넓고 입체적인 스테이지에 펼쳐놓아 보여줍니다. 일부러 '들려준다'가 아니라 '보여준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모든 악기를 관장하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다양한 수의 악기를 아주 잘 조율해 놓은 느낌이라 위화감이 없습니다. 보통 멀티 드라이버를 쓰고 네트워크 크로스오버를 사용하는 것이 음의 높낮이(주파수 대역)을 분할하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느끼지만 Phantom은 연출된 공간마저 분할하는 기능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합니다. 이런 특징은 사용된 악기 수가 많아질 수록, 실제 녹음된 공간이 넓을수록 효과가 극대화 됩니다. 다시 말해 이 모델은 녹음 품질과 환경에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좋은 음원과 좋은 DAP가 강제되지 않으면, 이게 왜 이렇게 비싸냐는 평가가 나올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개성이 확실한 나만의 커스텀 이어폰을 제작해보자.

  몇 해 전 현대자동차의 CF에서 '기본에 충실하다'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자동차의 기본. 달리고 돌고 서고를 말하는 것이죠. 제가 엠파이어 이어스의 제품 전체를 평가하라면 기본기가 참 훌륭하다고 말하겠습니다. 우리가 이어폰에 기대하는 기본적인 것들이 뭘까요? 안들리는 것 없이 잘 들리고, 차음 잘 되고, 귀에 잘 맞고, 음악이 들려주는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죠. 

  물론 가격이 섣부르게 구매할 수 없는 상당한 고가임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엠파이어 이어스의 이어폰을 보고 '어떤 점에 비추어 보면 가격이 좀 비싸다'라고 폄훼하려고 해도 그 '어떤 점'을 찾아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품격이 느껴지는 마감과 디자인, 그리고 완성된 사운드로 '내귀에공연장치를 찾는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을 만한 모델들입니다.

  P. S 

  엠파이어의 신형 모델들은 7/6 (금) 부터 만나보실 수 있으며, 7/16 (월) 까지 11일동안 전 제품 15%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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