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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파이어 이어스 X 시리즈 - 초저음이 으리으리한 형님들
글쓴이 : Luric      등록일 : 2018.07.03 07:17:39     조회 : 61

엠파이어 이어스(Empire Ears) X 시리즈

초저음이 으리으리한 형님들 - 브라바도, 밴티지, 네메시스, 레전드 X




커스텀 이어폰은 소리 측면에서 최고의 선택지가 되지만, 사실은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이어폰이 예쁩니다. *(-_-)*



"이 예쁜 것들을 소유하고 싶지 않은가!"


커스텀 이어폰은 소리를 전달하는 장치인 동시에, 사람이 손으로 만들고 연마하는 공예품이기도 합니다. 영롱한 아크릴 쉘에 우드, 메탈, 레진 등의 소재로 만든 페이스 플레이트... 여기에 구릿빛, 은빛, 금빛으로 빛나는 커스텀 케이블까지 더하면... 이어폰 애호가에게만 유난히 아름다운 예술품이 됩니다. (이어폰 모르는 사람에게도 예쁘게 보인다는 보장은 없으니 이어폰 애호가로 한정함) 만약 인이어 모니터 회사에서 제시하는 최고급 모델과 함께 고가의 커스텀 케이블까지 더한다면 총 견적이 500만원을 돌파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꼭 최고급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는 유저의 귀에 딱 맞춰서 제작되며 이어팁을 쓸 필요가 없으므로, 엔트리 모델도 어지간한 하이엔드 커널형 이어폰 수준으로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 정도로 핏(Fit)이 소리 품질에 큰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저의 경우는 커스텀 이어폰을 최고급 1~2개만 갖추고 나머지는 1년에 1~2개씩 엔트리 모델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주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면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고,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레이싱 게임을 할 때에도 커스텀 이어폰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생활 품목을 여러 가지 색상과 디자인으로 '콜렉쑌'하는 재미는... 해본 사람만 알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또 다시 신용카드에 뻗는 손을 억지로 붙드는 중입니다. 저는 음향 기기 리뷰를 하면 안 됩니다. 고료를 받아도 제품이 마음에 들어서 결국 구입을 해버리니 언제나 몇 배의 적자를 봅니다. 그러다가 또 새로운 제품을 리뷰하면 예전에 산 것을 중고로 팔고 새로운 제품을 구입해버립니다. 이런 악순환이 벌써 10년을 넘었으니 역시 저는 음향 기기 리뷰를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책상 한 켠의 이어폰 수납함을 스윽 둘러봄 - 커스텀 이어폰들을 손에 들고 잠시 헤벌쭉거림 - 죽은 생선의 눈빛으로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


미국의 엠파이어 이어스(Empire Ears) 커스텀 이어폰 중에서 'X 시리즈' 4개와 'EP 시리즈' 3개를 다루게 되었는데요. 이 회사에 대해서 아는 것은 거의 없지만 두 가지는 확실합니다. 소리가 굉장히 좋고 디자인도 멋집니다. 그래서 X 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쪼끔 고급 브랜드라서 그런지 엔트리 모델도 100만원대로 시작하는데, 20만원 넘는 커스텀 케이블을 기본으로 주니까 이어폰 자체는 70만원대 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커스텀 이어폰 회사의 엔트리 모델도 보통 50~80만원대를 형성하니 별로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또 다시 적자의 늪에 빠집니다.


하이브리드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 4개




그러면 오늘은 엠파이어 이어스의 X 시리즈 4개를 살펴보십시다. 이름은 '브라바도, 밴티지, 네메시스, 레전드 X' 라고 합니다. 밸런스드 아머처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이어폰이며 커스텀 모델과 유니버설 모델이 모두 들어온답니다. 제가 소개할 품목은 커스텀 모델의 사례로써 반투명의 블랙 아크릴 쉘에 네 가지 디자인의 페이스 플레이트를 올렸습니다. 유니버설 모델은 색상과 디자인을 주문할 수 없으며, 쉘과 페이스 플레이트를 모두 솔리드 블랙(유광 검정!)으로 만듭니다. 이번 후기에 출연하는 페이스 플레이트 디자인은 유니버설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후 커스텀 모델을 주문할 때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엠파이어 이어스의 유니버설 모델은 블랙 색상만 제작됩니다."


이번에 제가 빌려서 사용해본 X 시리즈는 데모 제품이라서 패키지나 구성품이 없습니다. 엠파이어 이어스 웹사이트를 보니 하드 케이스, 이어팁, 청소 도구 등을 제공하는 모양입니다. 유니버설 모델에는 파이널(Final)의 E 팁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소리 감상문을 작성할 때에도 파이널 E 팁 중간 사이즈를 사용했습니다.




엠파이어 이어스는 미국 회사이며 미국 본토 가격보다 해외 판매 가격이 더 비쌉니다. 이런 가격에 한 몫을 하는 원인이 있는데요. 엠파이어 이어스와 돈독한 협력 관계에 있는 이펙트 오디오(Effect Audio)에서 기본 케이블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좋은 Ares 2 케이블이 모든 엠파이어 이어스 이어폰에 기본 포함됩니다. 별도로 구입하면 20만원이 넘는 고품질의 동선 커스텀 케이블을 '번들'로 넣은 겁니다. (2pin, 3.5mm)



다들 아시겠지만 IEM 회사에서 커스텀 케이블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인이어 모니터의 기본 케이블은 내구성을 더욱 보강한 품목이라서 원가가 높은 편이지만, 인이어 모니터의 소리 품질을 향상시키지는 않습니다. 200만원짜리 이어폰을 샀는데 5만원짜리 케이블을 끼워둔다면... 기본적인 감상에는 문제가 없으나 레알 고해상도 감상에는 제한이 걸립니다. 이어폰 구입에 돈을 많이 써서 추가 지출은 하기 싫은데 그래도 케이블은 바꿔야겠으니 하나 들어보자... 이러한 상황에서 시험 삼아 구입했다가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케이블이 바로 이펙트 오디오 Ares 2입니다. 그래서 저도 두 개 구입한 케이블이고요. 엠파이어 이어스 이어폰을 사면 기본 포함되니까 이득입니다.(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짐)




앞서 언급한대로 저는 커스텀 이어폰을 생활 품목으로 씁니다. 50~80만원짜리 커스텀 이어폰 여러 개에 5만원짜리 케이블을 끼워서 씁니다. 조금 더 투자한다면 Estron Linum BaX를 더하는 정도인데요. 엠파이어 이어스 이어폰은 기본 케이블이 좋으니 결국 소리 감상문 작성에서도 유리한 위치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X 시리즈에 다른 커스텀 이어폰의 5만원짜리 기본 케이블을 끼워서 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고음이 거칠어지고 저음이 줄어들며 공간감도 약간 축소됩니다. 케이블이 소리를 막는 것은 둘째치고 소리 성향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확증은 없지만 엠파이어 이어스는 Ares 2 케이블을 기준으로 이어폰의 사운드 튜닝을 한 것 같습니다. Ares 2 케이블은 소리를 정갈하게 다듬고 약간 밝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의 이어폰과 어울리지만 모든 이어폰에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X 시리즈는 Ares 2와 혼연일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소리가 잘 맞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X 시리즈를 구입한 후 더욱 비싼 커스텀 케이블로 교체하는 경우입니다. 더 비싼 케이블이 Ares 2보다 X 시리즈에 잘 맞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제 생각에 Ares 2는 엠파이어 이어스 이어폰의 소리 일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케이블의 선택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므로 천천히 골라보시기 바랍니다.


페이스 플레이트 디자인을 한 번 살펴보죠. 현재 엠파이어 이어스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커스텀 디자인 옵션 중에서 페이스 플레이트는 스탠더드, 프리미엄, 시그니처, 리미티드가 있는데 데모 제품은 프리미엄 플레이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고 이름을 매칭해보니 아래 사진에서 왼쪽부터 Inferno Swirl, Snake Wood, Bocote Wood, Amboyna Burl Wood인 듯 합니다. 이 디자인은 비용이 추가되니 참조하시고요. 실제로 접하는 표면 마감과 색감은 무척 훌륭합니다.



쉘의 안쪽을 보면 밸런스드 아머처와 함께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브라바도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1개 지녔는데 밴티지, 네메시스, 레전드 X는 2개씩 내장했습니다. 또한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있으므로 통풍을 위해서 쉘 측면에 아주 작은 구멍을 3개씩 뚫어놓았습니다. 내부의 드라이버를 연결하는 선재에 완충재 역할을 하는 듯한 피복을 씌워놓은 점도 흥미롭습니다.



SOUND

엠파이어 이어스의 웹사이트를 보면 X 시리즈는 라이브 공연 사운드에 맞고 EP 시리즈는 스튜디오 사운드에 맞는다고 합니다. X 시리즈를 다루는 동안 EP 시리즈와 비교 청취해볼 수 있었는데, EP 시리즈는 주파수 응답 형태의 차이가 조금 있으나 모두 밸런스를 챙기는 느낌이고 X 시리즈는 모두 초저음이 깊고 강합니다. 즉, X 시리즈는 스테이지 위에서 공연하는 사람과 든든한 저음을 선호하는 오디오 애호가에 맞춰진 인이어 모니터 라인업이 되겠습니다.




X 시리즈는 모두 W9이라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로 저음을 재생합니다. 커스텀 모델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유니버설 모델을 귀에 꽉 끼우면 진동판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커널형 이어폰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면 ‘부...불량??’ 이러면서 긴장하는 분이 많을 터인데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진동판이 공기에 눌렸다가 다시 펴질 때 나는 소리인데, 이어폰의 하우징과 W9 우퍼의 후면에 공기를 방출하는 벤트가 있으며 진동판 소재가 원래 스스로 회복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X 시리즈 4개를 꾸준히 사용했던 2주 동안에도 여러 번 진동판 딸깍거리는 소리를 경험했지만 제품은 여전히 멀쩡합니다. 귀에 끼울 때 천천히 돌리면서 넣으면 이 소리를 피할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커스텀 이어폰과 고해상도 DAP를 사용한다면 아마도 밸런스드 커넥션을 쓰는 분이 있을 텐데요. 제가 Ares 2 케이블의 4.4mm 버전을 보유 중이라서 레전드 X에 끼우고 WM1A의 밸런스 출력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언밸런스 연결에서 밸런스 연결로 바꿨을 때의 소리 변화는 여러 이어폰 헤드폰에서 대체로 일관적인 편입니다. 사운드 시그니처는 별로 바뀌지 않는데 출력이 커지면서 고.중음의 선이 훨씬 굵어지고 저음 울림도 강하게 됩니다. 또, 좌우 채널의 신호 교차가 사라져서 깨끗한 느낌이 들지만 언밸런스 연결이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질 확률도 높습니다. 일단 X 시리즈는 언밸런스 연결이 음악적인 감상에 더욱 가깝다고 봅니다. 더욱 힘차고 강한 소리를 원한다면 밸런스 연결도 좋겠고요. 단, X 시리즈는 모두 초저음 강조가 있기 때문에 밸런스 연결에서는 머리가 울릴 정도로 강한 저음이 되어서 쉽게 피로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엠파이어 이어스 제품에는 SynX라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 회사가 사용하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노하우를 종합하는 명칭입니다. 하나의 드라이버에도 여러 주파수 영역의 분리를 할 수 있다는데요. 예를 들면 1 BA + 1 DD의 듀얼 드라이버 제품인 브라바도의 네트워크가 4-Way 구성입니다. 그만큼 각 주파수 영역을 IEM 제작자가 세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쉘 내부를 살펴보면 케이블 커넥터 바로 앞에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부품이 있음) 이것의 효과는 크게 확장된 주파수 응답 범위, 향상된 신호대 잡음비(S/N), 극히 낮춰진 왜곡율(THD) 등입니다. 또한 각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 부품은 7 가닥(Strands)의 UPOCC 선재로 연결하고 문도르프 슈프림 실버 골드의 납땜을 했습니다.


이런 것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동일한 드라이버 구성의 AAW A2H Pro V.2와 비교해보니 브라바도의 소리가 훨씬 넓고 깨끗하게 들립니다. 그러니까... A2H Pro V.2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 수긍될 정도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어폰 쉘 내부를 보기 전까지는 브라바도가 듀얼 드라이버 구성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소리입니다. 네메시스와 밴티지, 레전드 X까지 포함해서 여러 드라이버의 소리가 하나의 선으로 가지런히 정렬되는 느낌이 좋습니다. 다수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면서도 일체감과 조화로움이 X 시리즈의 강점입니다. 이것은 엠파이어 이어스의 BA 이어폰 EP 시리즈에도 적용되는데, X 시리즈는 DD를 섞은 하이브리드라서 조화로운 느낌이 더 놀랍게 다가옵니다.


A.R.C(Anti-Resonance Compound)라는 기술도 있습니다. 밸런스드 아머처는 외부 진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진동을 제거하기 위해 적용된 기술이라고 합니다. 특수한 코팅을 모든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 부품, 사운드 튜브에 적용했습니다. 또한 이 회사가 사용하는 밸런스드 아머처 유닛은 내부의 발음체와 자석 사이에 액체 자석 물질(Ferrofluid)을 담았으며 이 덕분에 사운드 포트에 댐핑 스크린(필터)을 넣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X 시리즈에 들어가는 W9 우퍼의 원래 이름은 Weapon IX(웨폰 나인)이라고 합니다. 9mm의 밀폐형 다이내믹 드라이버이며 초소형의 베이스 리플렉스 우퍼라고 보면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외부 제품이 아니라 엠파이어 이어스의 미국 본사에서 수작업으로 조립된다는 것입니다. (본사는 미국 조지아 주의 노르크로스(Norcross)라는 곳에 있음) 참고로 언급해두면, 밸런스드 아머처는 자체 생산하기가 어렵지만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이어폰 제조사가 일련의 장비를 갖추면 진동판과 보이스 코일 등을 바꾸면서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엠파이어 이어스도 그들이 사용하는 밸런스드 아머처와 소리를 맞추기 위해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자체 생산을 택했을 것입니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밸런스드 아머처 유닛은 노울즈(Knowles)와 소니온(Sonion)에 커스텀 오더를 넣어서 받는다고 합니다. (원하는 타겟 주파수 곡선을 만들어서 BA 제조사에게 주문함)




장문의 감상문을 읽을 틈이 없는 여러분을 위해서 X 시리즈를 아주 짧게 요약해보겠습니다.


브라바도 - 올라운더
밴티지 - 저음형
네메시스 - 고음형
레전드 X - 완성된 올라운더


이게 뭔 소리인가 할 터인데, 이후 청음 매장에서 4개 모델을 비교 청취해보시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X 시리즈는 사운드 튜닝의 차이가 매우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4개 모델의 소리 해상도가 모두 높게 맞춰져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 차이가 큰 인이어 모니터는 해상도의 차이도 나오기 마련인데 엠파이어 이어스는 그런 차별 정책을 쓰지 않습니다. 어느 모델을 선택하든 ‘선명한 소리’는 기본으로 깔고 간다는 뜻입니다.


*참고 : 청음 매장에서 X 시리즈 4개를 비교 청취한다면 네메시스를 가장 나중에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유일하게 고음 강조가 있는 모델이라서 가장 먼저 듣고 나면 나머지 3개 모델의 고음이 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X 시리즈 소리의 공통점은?




각자 다른 소리를 들려주는 EP 시리즈와 달리 X 시리즈는 여러 개의 특징을 공유합니다. 다음의 항목은 X 시리즈 중 어느 모델을 선택하든 기본적으로 얻게 되는 특징입니다.


1)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크게 증폭해줍니다.

: 4개 모델이 각자 다른 소리를 들려주지만, 모두 라우드 스피커의 커다란 우퍼처럼 깊게 내려가며 질감이 곱고 부드러운 펀치를 지닌 저음이 있으며, 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선이 굵고 선명한 고.중음을 재생합니다. 주파수 응답 형태가 많이 주물러진 것처럼 보이겠으나 실제 청취 경험은 대단히 즐겁고 만족스러운 음악적 쾌감에 가깝습니다. X 시리즈는 저음이 강력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함께 사용하므로 현재 기준의 플랫 사운드 이어폰이나 멀티 BA 이어폰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라우드 스피커나 대형 헤드폰 같은 소리 - 이것이 X 시리즈의 기본 특성입니다.


2) 인이어 모니터 중에서는 감도가 조금 낮은 편입니다.

: 전기 냄새만 맡아도 힘이 솟을 정도의 초고감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4개 모델의 감도가 유사하게 느껴집니다. (하나의 기기에서 비교 청취할 때 기기 볼륨을 바꾸지 않아도 될 정도) X 시리즈는 스마트폰이나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도 큰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재생기의 배경 노이즈를 강조하지 않으며 헤드폰 앰프 연결의 효과도 좋습니다. 단, 헤드폰 앰프 연결에서는 앰프 종류에 따라서 X 시리즈의 저음이 너무 강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합시다.


3) 저음 중에서도 100Hz 아래의 영역이 더 강조된 듯 합니다.

: 저음이 크게 울려도 고.중음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저음이 주인공이 아니라 넓은 배경의 역할을 합니다. 좌우 채널의 초점이 맺히는 위치를 보면 고.중음이 머리 안쪽에, 저음이 머리 바깥쪽에 위치하는데, 이것이 음악을 들을 때 공간을 넓게 만들고 색다른 입체감을 경험하게 만듭니다.


4) 소리의 해상도가 매우 높습니다.

: 고음과 중음이 유난히 깨끗하며, 많이 강조된 저음도 울림이 맑게 들립니다. 오로지 소리의 해상도만 따진다면 브라바도와 레전드 X의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4개 모델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단, 상급으로 올라갈수록 저음의 규모와 고.중음의 에너지가 향상되며 사운드 튜닝 기법도 달라집니다.


5) 고음이 선명하면서도 자극이 없어서 청력의 피로를 만들지 않습니다.

: 이 점은 브라바도, 밴티지, 레전드 X의 공통점이 되겠습니다. 네메시스는 아마도 10kHz 주변의 강조가 꽤 있는 모양입니다. X 시리즈 중에서 고음이 가장 시원하지만 자극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네메시스에게는 재생기와 음악 파일의 고음 품질이 중요하므로 고해상도 DAP로 고해상도 음반을 감상할 때 사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브라바도, 밴티지, 레전드 X는 소스 품질에 까다로운 편은 아닙니다.


6) 음색이 밝은 편입니다.

: 엠파이어 이어스가 사용하는 BA 드라이버의 특징이기도 하고 Ares 2 케이블의 특징도 있는 듯 합니다. 저음이 가장 강한 밴티지도 밝고 화사한 음색을 냅니다. 고음이 강조된 소리를 밝은 음색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저처럼 전체적인 소리의 색감을 연상해서 밝다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조를 바랍니다. 짐작해보건대 BA 음색 못지 않게 DD의 저음 울림에서도 밝은 느낌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것은 말로 설명하기가 정말 어렵지만 X 시리즈를 직접 청취해보는 유저는 분명히 느낄 것이라 예상합니다.


7) 초저음의 품질이 전매 특허 수준입니다.

: X 시리즈를 듣다가 다른 멀티 BA 이어폰으로 바꾸면 저음 부분이 너무나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소리의 가장 밑바닥을 두툼하게 받쳐주는 초저음이 음악 감상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밀도가 매우 높고 울림이 풍성하면서도 강한 탄력을 지닌 초저음의 맛이 일품이군요.


8) 사운드 이미지가 매우 깨끗합니다.

: 거의 벙벙거린다고 해도 될 정도로 강한 초저음이 들리는데 모든 음 영역이 명확하고 매끈한 선을 그립니다. 종류가 다르고 숫자도 많은 드라이버들의 소리를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잘 조율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각 모델의 특징을 간단히 서술해보겠습니다.


브라바도 Bravado

1 BA (고.중음1) + 1 DD (W9 우퍼1)
4-Way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1 BA + 1 DD 구성의 하이브리드 이어폰 소리를 몇 번 들어봤다면 ‘느린 저음 위에 빠르고 샤프한 고음을 뿌린 소리’부터 떠올릴 듯 한데, 브라바도는 완전히 다른 소리를 들려줍니다. 플랫 사운드는 절대로 아니지만 고.중음과 저음의 비중이 아주 잘 맞춰져 있습니다. 초고음이 약하고 낮은 고음 영역이 꽤 강조되어 있으며, 중음은 두텁고 풍성하되 저음이 든든한 소리입니다. 선이 아주 굵으면서도 깨끗한 인상을 주는 고품질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 같습니다. 음악 장르 선택에서 가장 올라운더에 가까운 모델인 듯 합니다.


저음의 헤비 펀치가 모든 음악에서 즐거움을 줍니다. 밴티지보다 조금 약한 펀치인데 다른 멀티 BA 이어폰과 비교하면 가슴 속 허전함을 싹 날려버릴 정도로 거대하고 강한 저음입니다. 그런데 이런 저음의 파워가 넘치지 않습니다. 고음과 중음이 선명하게 들리면서 저음 펀치가 함께 전달됩니다. 저음이 굉장히 낮은 곳에서부터 깊게 올려치는 듯한데 타격의 끝이 부드럽고 깨끗합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최상급 모델이 먼저 완성된 후 그 파생형으로 다른 모델이 만들어질 것 같은데, 비교 청취를 해볼수록 브라바도가 X 시리즈의 기준점이고 상급 모델들이 파생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BA 인이어 모니터들의 소리와 확연히 다른 X 시리즈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브라바도에서 제시한 후, 브라바도보다 다른 주파수 영역을 더 좋게 만든 것이 밴티지, 네메시스, 레전드 X라고 짐작해봅니다.


밴티지 Vantage

1 BA (고.중음1) + 2 DD (W9 우퍼2)
5-Way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밴티지는 X 시리즈 중에서 저음이 가장 크고 웅장하며 펀치가 강력합니다. 옛날 소니 워크맨의 메가 베이스를 떠올릴 정도입니다. 저음 연주가 들어가는 모든 음악의 규모를 크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드럼의 타격감이 매우 좋습니다. 무척 강한 저음인데 청각을 무겁게 누르지 않으며 펀치의 끝이 부드러워서 의외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락 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밴티지는 ‘드럼 최적화 이어폰’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감동적인 경험을 줄 것입니다. 베이스 드럼의 펑하고 터지는 듯한 저음과 탐탐의 탱탱한 울림을 강조하고, 스네어와 심벌즈의 찰랑거리는 쇳소리를 자극이 없지만 선명한 고음으로 실감나게 들려줍니다. 또한 재즈의 감상에서 더블 베이스의 굵은 현이 ‘퉁’하고 튕기는 느낌을 강조하고 싶다면 그 또한 밴티지의 특기가 되겠습니다.


저음의 공기 느낌을 크게 강조합니다. 저음의 잔향이 머리를 에워싸는 듯 해서 대형 헤드폰 느낌이 가장 많이 나는 모델이 밴티지입니다.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 때 저음 악기들의 규모가 더욱 커지며 저음의 구름이 연주 공간을 가득 채우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브라바도와 유사하게 들리는 고음인데 더 들어보면 낮은 고음보다 높은 고음이 조금 더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브라바도보다 고음의 선이 살짝 가늘고 화사한 느낌이 듭니다. 이 특성 덕분에 포근하고 밀도 높은 소리를 청각의 피로 없이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습니다.


네메시스 Nemesis

3 BA (초고음1, 고음1, 중음1) + 2 DD (W9 우퍼2)
8-Way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X 시리즈 중에서 고음이 가장 시원한 모델입니다. 10kHz 근처의 고음이 더욱 강조된 듯 한데, 짧게 몇 분씩 비교 청취를 한다면 네메시스의 해상도가 제일 높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음 영역의 해상도가 가장 높은 모델은 레전드 X라고 보는 중) 네메시스는 음악 속의 디테일을 면밀히 관찰하게 해주는 현미경 같은 이어폰입니다.


밴티지와 동일하게 2개의 우퍼를 사용하며 저음 펀치가 깊고 강력합니다. 그런데 시원한 고음이 소리 전체에 큰 영향을 주며 유저의 청각도 고음에 많이 집중되어서 상대적으로 저음 펀치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됩니다. 듣다 보면 어느새 저음이 배경으로 펼쳐지고 고음이 귀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 고음 강조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중음이 멀게 들립니다. 다른 세 개 모델이 모두 중음이 귀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과는 반대의 특성입니다.


시원한 고음은 보컬, 현악기의 높은 음을 더 화려하게 만듭니다. 세밀한 기교 표현도 아주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제 예상으로는 네메시스가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 또는 여성 성우 목소리를 선호하는 유저에게 아주 잘 맞을 듯 합니다. 보컬로이드 음악도 포함해서요. 소리의 해상도가 굉장히 높게 증폭되는 가운데 고음이 깨끗하고 시원하게 뿜어져 나옵니다. 굳이 타 제품에 비유한다면 UE 트리플파이(옛날 버전)가 몇 단계씩 진화한 이어폰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고음과 저음이 많이 강조된 V 모양의 소리는 더욱 넓은 공간과 생생한 입체감 표현에 유리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네메시스는 심리적으로 초고음과 초저음이 강조된 U 모양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동일한 대편성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어도 다른 X 시리즈는 웅장한 규모를 부각시키는 반면 네메시스는 더 넓은 수평선을 펼치면서 현악기와 관악기의 디테일을 정밀하게 드러냅니다. 그래서 X 시리즈 중에서 레코딩 스튜디오에 가장 잘 맞는 모델을 고른다면 네메시스가 되겠습니다.


레전드 X Legend X

5 BA (초고음1, 고음1, 낮은 고음1, 중음2) + 2 DD (W9 우퍼2)
10-Way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레전드 X는 하이엔드 모델답게 깊고 웅장한 저음과 굵고 선명한 고.중음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고음은 브라바도, 밴티지보다 선명하고 중음은 브라바도, 밴티지처럼 귀에 가까우면서 밀도가 더욱 높습니다. 저음은 브라바도, 밴티지와 양이 비슷한데 조금 더 단단하며 초저음 영역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안정감이 있군요. (네메시스는 소리가 많이 달라서 별도의 라인에 두는 게 좋을 듯)


청각의 자극을 주지 않는 최대 한계까지 고음의 선명도를 끌어올린 듯 합니다. 초고음과 낮은 고음이 모두 강조되었는데 선이 굵고 깨끗하면서도 끝부분이 곱게 다듬어져 있어서 청각을 찌르지 않습니다. 다른 X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음색이 약간 어둡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다른 회사 이어폰들과 비교한다면 만만치 않게 밝은 음색) 이것은 레전드 X의 고음이 아니라 ‘보강된 중음’이 끼치는 영향이라고 봅니다. 중음의 비중 자체는 브라바도, 밴티지와 비슷한데 중음 영역에 실리는 에너지가 훨씬 큽니다. 똑같은 바이올린도 더 강하게 현을 켜는 것이고 보컬리스트도 배와 목에 더욱 힘을 주는 셈입니다.


레전드 X는 수많은 악기를 질서정연하게 만드는 지휘자 같습니다. 매우 넓은 주파수 영역을 커버하는데 초고음부터 초저음까지 조금도 허술하게 다루는 부분이 없습니다. 빈틈이 없는 꼼꼼함과 극한의 완성도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면 브라바도는 심벌즈와 관악기 소리가 약하고 밴티지는 바이올린 소리가 약한데, 레전드 X는 모든 악기의 비중이 균일해서 청각이 꽉 채워집니다. (네메시스는 심벌즈 소리가 강하게 들리고 여러 악기들의 고음이 모두 살아남) BA와 DD를 섞었을 뿐만 아니라 DD를 두 개나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점이 놀랍습니다. 적어도 제 귀로 듣기에는 재생 타이밍이 어긋나거나 피크(Peak) 또는 딥(Dip)이 발생하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이 점은 브라바도, 밴티지에게도 통하는 것이지만 레전드 X는 그 완성도가 가장 높습니다.


이 제품은 브라바도와 마찬가지로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초저음을 보강하는 올라운더 이어폰입니다. 단, 고.중음의 선명도와 에너지에서 많이 앞서고, 강력한 저음을 포함하여 모든 주파수 영역이 고르게 조율되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어떤 음악을 듣든 간에 고막으로 더 강한 에너지가 몰려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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