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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커, 쓸수록 소리가 좋아진다?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7.09.19 17:44:27     조회 : 801

스피커, 쓸수록 소리가 달라진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면 그 분야에 관해 반쯤 전문가가 된다. 값이 비쌀수록 더욱 그렇다. 한두 푼 하는 물건이 아니라면 최대한 많은 정보를 탐색한 끝에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스피커도 마찬가지다. 물론, 저렴한 스피커도 많지만 소리에 신경 써 고른다면 값이 좀 나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스피커에 대한 정보를 이리저리 알아본다. 그 때, 눈에 띄는 정보가 있다. 바로 스피커 ‘에이징(Aging)’이다

 

스피커를 에이징 한다는 말은, 간단히 설명하면 ‘스피커 길들이기’다. 사실 국내에서는 에이징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해외에서 쓰이는 정확한 용어는 브레이크 인(Break-in)과 번인(Burn-in)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 세 단어는 각각 어떤 의미에서 일맥상통한다. ‘Break in’이란 무언가를 훈련시킨다는 뜻, ‘Burn-in’이란 기기 따위를 구동하여 결함 유무를 판단한다는 뜻, ‘Aging’이란 나이를 먹어감, 즉 노화라는 뜻이 있다. 결국 세 단어 모두 스피커 구동시간을 누적한다는 뜻이다.

분명 들어보고 구매했는데, 집에 와보니 스피커 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저음과 중음이 어딘가 야윈 듯하게 들려 속상하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새 스피커가 길들여지지 않아서 그렇다.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스피커의 소리를 내는 유닛은 트위터(고음), 미드레인지(중음), 우퍼(저음), 세 개의 드라이버로 나뉜다. 이 중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가 에이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우퍼는 아래의 그림과 같은 형태로 구성되는데, 이 중 유연한 부품인 스파이더와 엣지 때문에 에이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피커 내부에는 콘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보이스 코일이 있다. 에이징에 가장큰 영향을 받는 ‘스파이더’는 이 보이스 코일의 중심을 유지하고 진동판을 제자리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100개 중 99개의 스파이더는 에폭시라는 물질로 코팅한 섬유물질로 만들어진다. 새 스피커의 경우 이 스파이더가 아직 뻣뻣해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따라서 에이징을 통해 에폭시에 미세한 금을 만들면, 섬유가 굽어지고 꼬아지며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진다. 결국 에이징이란 스파이더를 최대한 유연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스피커 에이징은 흔히 자동차와 비교된다. 신차 또한 ‘길들이기’ 과정을 거쳐야 연비가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난다고들 하는데, 스피커와 자동차는 에이징 과정이 다소 다르다. 자동차는 2,000km까지 부드럽게 길들이며 적응해야가야 하지만, 스피커의 스파이더는 처음부터 혹사시켜줄 필요가 있다. 스피커를 풀 다이내믹 레인지(최소음과 최대음의 비율)까지 재생해야 스파이더가 앞뒤로 충분히 움직이며 적절하게 길들여진다. 스파이더가 이렇게 크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매우 낮은 저음부터 다양한 주파수 범위가 있는 음악을 일관된 음량으로 재생해야 한다.

에이징을 거치면 스피커의 공진주파수(특정 대역에서의 과도한 떨림)가 5~10%정도 떨어지는 일이 흔하다. 더 나아가, 저음의 음색이 이 과정에서 특히나 영향을 받는다. 저음이 확실하게 깊고 선명해지며 중저역까지 풍부해진다.

사실 고음 유닛인 트위터에는 에이징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에이징에 따라 중·저역이 변화하며 고음에 대한 지각도 변한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모든 대역의 음이 에이징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앞서 말했듯 스파이더의 유연성을 최대한 늘리며 스피커를 ‘성숙’하는 것이 바로 에이징이다. 이 과정을 거쳐야 스피커 제조사가 명시한 ‘스펙’만큼 스피커를 충분히 구동할 수 있다.

먼저, 스피커를 올바른 위치에 놓아야 한다. 벽에 너무 가깝게 놓으면 저음의 양이 늘어나 소리를 똑바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음이 풍부하며 사용자에게 친숙한 음악을 끊지 말고 재생하자. 그로써 시간이 지나며 소리가 변화함을 눈치채기 쉽다.

스피커의 크기와 에이징 기간에는 관련성이 없다. 크기보다는 스피커의 신호의 레벨과 종류, 다이내믹 레인지의 넓이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스피커 제조사마다 사용하는 기술도 달라 이에 따라 에이징 시간에 차이가 생긴다. 프랑스의 한 스피커 제조사인 웰콤 테크놀로지(Welcohm Technology)의 경우는 에이징에 12시간 밖에 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알려진 에이징 시간은 이보다 훨씬 길다.


스피커를 에이징하려면 음악을 지속적으로 틀어놓아야 한다. 며칠이 걸릴 수 있는데, 아파트 같은 공간에서 새벽에도 음악을 틀어놓는다면 필시 이웃과의 불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두 스피커가 정확히 서로를 마주보게, 하지만 몇 센티미터의 공간은 두고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놓는다. 이후 한쪽 스피커의 빨강, 검정 선을 서로 바꿔 극성을 반대로 한다.

스피커의 양(+)극과 음(-)극을 서로 바꿔 접속하면, 파형이 반전된다. 이론적으로 양의 파형과 음의 파형이 정확히 반대가 되면, 위의 그래프처럼 소리가 사라진다. 이를 ‘위상상쇄효과’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스피커를 마주보게 놓고 한 스피커의 극성을 바꿔 꽂으면 서로 위상이 반전되어 높은 볼륨에서도 저음과 중저음의 소리가 아주 작게 들린다.

이 방법을 통하면 스피커가 에이징됨과 동시에 스피커의 볼륨을 최소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가 필요한데, 볼륨을 증가시킬 때 이를 정확히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동판의 움직임을 보며 볼륨이 얼마 정도 되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만약 엣지의 탄성 한계를 넘을 떄까지 스피커를 구동하면 퍽 노이즈(강한 베이스에서)가 들리거나 뭔가가 드라이버를 건드리는 툭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를 느낀다면 볼륨을 즉시 줄여야 한다. 보통, 볼륨이 이 한계에 다다르면 스피커의 소리가 심하게 왜곡된다. 이 지점에서 스피커를 무리하게 가동하지 않도록 하자.

매우 단순한 이유다. 누가 남이 먼저 사용한 상품을 갖고 싶을까? 당연히 제 값을 지불하고 구매한 상품이라면 내가 제일 먼저 쓰고 싶다. 또한, 경제적인 문제도 있다. 스피커 제조사 측에서 수많은 스피커를 에이징해 판매해야 한다면 시간과 노동력이 그만큼 필요하다.


직업도 있고 생활이 바빠 스피커에만 매달릴 수 없다면, 스피커를 구매한 뒤 바로 에이징에만 목맬 필요는 없다. 스피커를 알아가며 천천히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피커에게 소리에 대한 ‘기억’을 남긴다고 하는데, 차근차근 음악을 재생하며 진행해도 된다.

하지만 에이징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이들은 ‘똑 같은 제품을 두 개 구매해 하나는 에이징을 시키고 하나는 안 시킨 뒤 비교해 보는 이는 없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인간의 청각 시스템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스피커의 소리성향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소리를 더 좋게 느낄 뿐이라는 것이다. 과연 어떤 입장이 맞을까?

그러나 에이징 과정이 딱히 돈 드는 일이 아님을 생각해 볼 때,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도 시도해봄이 나쁘지 않다. 게다가 풍부한 경력의 수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직접 차이를 경험해봤다니, 초기에 제대로 에이징을 거쳐 스피커를 성숙시키는 것도 좋겠다.

참고: www.thestateofsound.net, Michel Au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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